2015.03.01~2015.03.07
21살, 생애 첫 혼자 여행 : 내일로①
(정동진-단양-전주)
나는 스무살이 되던 해를 대부분 회사에서 보냈었다.
스무살과 어울리는 단어라고는 찾아볼수가 없었다. 술도, 연애도, 쉼도 없는 한해였다.
회사 외에 기억에 남는 일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그런 일상에 대한 불만으로 시작한 여행은 삶의 낙이 됐다.
사실 제대로 놀아본 적 없는 21살의 나는, 휴가가 시작되기 전 날까지도 아무런 계획이 없었다.
당시 자유 기차 여행 '내일로'를 알게 돼서, 휴가가 시작되기 전 날 늦은 밤까지 검색하며 고민만하다가, 이대로는 또 그냥 휴가를 흘려보내겠다 싶어서 밤늦게 짐을 싸서 정동진으로 가는 마지막 기차를 탔었다.
막차를 놓칠까봐 택시를 타고 아저씨께 빌다시피 부탁드렸는데, 다행히 역을 잘 알고계신 분이라 열차 시간을 조금 남기고 도착할 수 있었다. 내 몸만한 배낭을 메고 승무원 분과 함께 열차로 뛰어올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2015년 3월 1일, 정동진으로 가는 막차에서 내 생애 첫 혼자여행이 시작됐다.
실은 일출을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안고 도착했지만, 날이 흐려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래도 그 곳의 모든것들이 좋았다.
오랜만에 본 바다라 더 예뻐보였고, 남겨둔 사진을 보니 그냥 백사장만 봐도 좋았나보다.
둘째날에는 단양에 갔다. 처음으로 숙소에서 처음 만난 사람과 처음 동행을 해보기도 했다. 그리고 많이 기대했던 패러글라이딩도 해봤다.
무서울 것 같았는데 하나도 무섭지 않고 롯데월드 모노레일이 생각날 정도였다. 태워주시는 직원분들도 친절하셨고. 이 경험은 훗날 체코에서 스카이다이빙에 도전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셋째날은 전주로 갔다. 음식이 맛있다고 말로만들어서 항상 가보고싶었는데 처음 가본 곳이었다. 사실 내일로로 갔던 모든 여행지(정동진-단양-전주-순천-여수-대전)가 처음 간 곳이었다. 하지만 혼자 먹을 수 있는게 많지 않았고(혼자 먹어도 되는데 혼밥이 마냥 뻘쭘했던 혼자여행 초급자 시절), 날씨가 내내 흐렸고, 우산이 없었는데 비가와서 별로 좋은 기억을 많이 남기진 못했다. 그래서 더 다시 가보고 싶은 전주.
-②편에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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